SK서린빌딩이 요구한 아트센터 나비 퇴거 명령, 노소영 결국…

아트센터 나비 SK 건물 퇴거
최근 국내 모처로 이전해
법원 판결 4개월 만의 행보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이혼소송 중인 아트센터 나비 노소영 관장이 운영하는 미술관이 SK그룹이 보유한 SK서린빌딩에서 조용히 퇴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법원은 아트센터 나비에 부동산을 SK 측에 인도할 것을 판결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노소영 관장이 운영하는 아트센터 나비는 최근 서울 종로구 소재의 SK서린빌딩 4층에서 퇴거했다. 뉴스1에 따르면 현재 아트센터 나비가 입주해 있던 건물 4층 현관문은 굳게 잠겨 있으며, 간판도 사라진 상태라고 한다.

SK서린빌딩 건물 층별 안내 표지판에서도 미술관 이름이 빠져 있는 상태다. 아트센터 나비의 공식 홈페이지와 사업자등록 주소는 여전히 SK서린빌딩으로 기재되어 있지만, 최근 국내 모처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트센터 나비는 SK서린빌딩 외에도 노소영 관장 명의로 된 서울 종로구 통의동 소재 고택을 소유하고 있다. 또한 서울 장충동 SK텔레콤 연구소(SKT UX·HCI LAB) 공간도 사용하고 있다.

이중 SKT 연구소 점유 공간은 ‘타작마당’으로 불리며 아트센터 나비 측의 인재 양성 공간으로 활용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선 SK그룹의 재산을 무단으로 점거하며 개인 사교 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재계에 따르면 아트센터 나비 한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법원 명령에 따라 최근 이사를 했다”라고 밝히며 “이전지는 국내다”라고 했다. 구체적인 퇴거 시점을 비롯해 주소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SK서린빌딩에서 아트센터 나비가 퇴거한 것은 올해 6월 법원 판결이 나온 지 4개월여 만이며, 법원의 판단에 노소영 관장 측이 항소를 포기하고 퇴거 의사를 밝힌 지 3개월 만이다.

지난 6월 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36단독 이재은 부장판사는 “아트센터 나비는 SK이노베이션에 부동산을 인도하고 10억 4,560여만 원과 지연 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어 재판부는 지난해(2023년) 4월 1일부터 매월 2,490만 원을 부동산 인도 완료일까지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지난 2000년 12월 아트센터 나비는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인 SK서린빌딩에 입주했다. 하지만 이후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이 ‘세기의 이혼’을 진행하면서 결국 24년 만에 아트센터 나비는 SK서린빌딩을 떠나 새 둥지를 찾았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9년 9월 아트센터 나비와 임대차 계약이 종료됐음에도, 무단으로 점유해 경영상 손실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지난해(2023년) 4월 퇴거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법조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소송 상고심이 정식 심리에 대한 여부가 오는 11월 8일 판가름 나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법원은 사건을 본격 심리할지, 기각을 판결할지 이날까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 이혼소송 상고 기록은 지난 7월 8일 접수됐다. 대법원은 상고심 특례법에 따라 상고 기록이 접수된 이후 4개월 안에 심리 기각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즉 11월 8일은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소송의 대법원 판단을 받기 위한 첫 관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지난 5월 서울고법 가사2부는 “최태원 회장은 노소영 관장에 재산 분할로 1조 3,808억 1,700만 원과 20억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라고 판결했다. 이에 최태원 회장 측은 재산분할 판결에 대해 반발하며 상고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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