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통령실에 떨어진 북한산 삐라…이런 내용 담겼습니다
대남 삐라 용산 청사
국빈 방한 행사 직전 발견
대통령 부부 원색 비난 담겨
지난 24일 새벽 북한이 30번째 오물 풍선을 살포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대남 전단(삐라)을 대량으로 실어 보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삐라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떨어져 이목이 쏠린다.
특히 삐라가 이날 오후 1시경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이 열리기 직전에 대통령실 경내 행사장에 떨어지며 대통령실 직원들이 황급히 주워 회수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풍선 부양은 새벽에 이뤄졌고 건물 지붕 등에 걸려 있던 전단이 뒤늦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윤 대통령 부부가 참석한 ‘폴란드 정상 공식 환영식’이 열리기 직전에 삐라가 낙하한 시점은 윤 대통령 부부와 두다 대통령 부부가 등장하기 전으로, 조금만 늦었어도 환영식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됐다.
이어 낙하한 삐라를 발견한 정장 차림의 직원들은 잔디밭에 떨어진 손바닥 크기의 삐라를 황급히 회수하며 국빈이 이를 발견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군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2시 반을 전후해 오물 풍선을 부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일부가 대통령실 경내를 비롯해 대통령실 인근 지역 곳곳까지 날아든 뒤 터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풍선이 터지며 떨어진 낙하물 대부분은 윤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내용을 담은 손바닥 크기의 삐라뭉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보낸 삐라에는 김건희 여사가 값비싼 귀금속을 착용한다고 주장하거나 윤석열 대통령의 판단력을 조롱하는 등 저급한 수준의 비난 문구와 사진이 주로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발견된 삐라에는 ‘건희 왕국’, ‘현대판 마리 앙투아네트’ , ‘윤석열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김건희가 3년 연속 1위’ 등의 표현도 들어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한국이 저임금, 실업 등으로 살기 힘든 곳이니 이민을 가라는 둥 한국 사회를 비하하는 내용도 함께 기재되어 있었다. 다만, 안전 점검 결과 물체의 위험성 및 오염성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서는 삐라가 대통령실 인근에 정확히 떨어진 건, 북한이 최근 이동 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 위성 위치정보 시스템(GPS) 장치를 부착해 정확한 위치선정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오물 풍선 살포 경험이 늘어남에 따라 낙하 정확도가 초기보다 높아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또한, 군 당국은 북한이 대통령 부부를 맹비난하는 전단까지 매달아 풍선을 살포한 건 국가정보원 등 우리 정보기관이 북한군이 대규모 병력을 러시아로 파병한 사실을 확인해 발표한 점 등에 대한 불만 표시로 해석했다. 덧붙여 평양 상공 무인기 출현 사건도 전단 살포의 배경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이 풍선으로 삐라를 살포한 경우는, 첫 오물 풍선 살포에 나선 올 5월 이후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에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은 이러한 조잡한 수준의 전단을 보내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며 “이로 인한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다시 한번 경고한다”는 입장을 북한 측에 전했다.
한편, 25일 북한이 남북 연결도로 폭파 후 동해선에 이어 경의선에도 방벽을 세우기 시작한 것으로 드러나 이목이 쏠린다.
VOA 방송의 보도 따르면 미국 민간 위성 서비스 플래닛 랩스가 전날 촬영한 남북 군사분계선 일대 사진을 보면 파주와 개성공단을 잇는 경의선 도로에 어느 정도 형태를 갖춘 구조물이 찍힌 것으로 파악된다. 이 구조물의 길이는 약 95M 수준으로 측정됐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측의 행보에 군 관계자는 “북한의 군사분계선(MDL) 일대 지뢰 매설과 구조물 설치 작업 등에 대해 우리 군은 지속 추적·감시하고 있다”면서 경의선에도 관련 동향이 있어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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