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0년 된 호텔에서 ‘김치’ 판매하는 이유 살펴보니…
조선호텔 김치 판매
올해 110주년 된 호텔
침구류 판매로 업계 1위
지난 1914년 지어져 올해로 110주년을 맞이한 호텔에서 한국의 전통음식 김치를 판매해 상당한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호텔은 서울 중구 소재의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이하 조선호텔)로 지난 2004년부터 김치 판매를 시작해 시장을 선점했다.
최근 국내 주요 호텔들이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선보이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조선호텔은 선두 주자로 상당한 매출을 기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호텔은 지난해(2023년) 김치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호텔 업계가 자체브랜드(PB) 상품을 판매하는 배경으로는 ‘스몰 럭셔리’ 트렌드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작은 사치라는 뜻의 스몰 럭셔리는 적은 비용으로 고급스러운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문화다. 즉 호텔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새로운 경험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 조선호텔은 김치 판매에 이어 지난 2018년 볶음밥 상품을 시작으로 한식, 중식, 양식, 베이커리 등 50여 종의 가정간편식(HMR)을 선보이며 소비자의 구미를 당겼다. 조선호텔의 사업 확장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식품에 이어 침구류로 발을 넓힌 조선호텔은 ‘더조선호텔’이라는 침구 전용 브랜드를 선보였다. 신세계 강남점 등 여섯 곳에 매장을 낸 더조선호텔은 현재 침구 관련 브랜드 가운데 매출 1위에 오르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조선호텔의 자체브랜드(PB) 상품의 판매 매출은 전체 매출의 15%에 이른다.
올해로 110주년이 된 조선호텔은 지난 10월 10일 온라인 채널 및 오프라인 이벤트, 특별 전시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해당 행사는 ‘최초의 탁월함과 최상의 환대’라는 의미를 담아 ‘퍼스트 투 파이니스트'(First to Finest)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됐다. 이어 조선호텔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퀴즈 이벤트를 비롯해, 110주년 축하 댓글 이벤트 등을 오는 10월 31일까지 진행한다. 한국의 역사와 함께한 조선호텔은 110주년을 맞아 고객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한편, 조선호텔뿐만 아니라 최근 대형 호텔에서 김치 등 자체브랜드(PB) 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호텔 업계에 따르면 파라다이스호텔은 지난달(9월) 말 회사 이름을 딴 포기김치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파라다이스호텔 측에 따르면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등록된 4㎏짜리 김치는 첫날 준비한 1,500개가 모두 판매됐다. 이튿날 긴급하게 조달한 1,200개의 포기김치도 ‘완판’되며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최근 배춧값 상승으로 포장김치 수요가 증가한 데다 파라다이스호텔의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더해져 인기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조선호텔과 함께 호텔 김치의 선두 주자로 불리는 워커힐호텔은 지난 1997년부터 김치를 판매했다. 호텔 업계에 따르면 워커힐호텔은 ‘워커힐 스토어’를 운영하며 김치를 비롯해 양념갈비 등 다양한 식품을 판매해 오랜 단골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조선호텔과 워커힐호텔은 판매 초기 직접 제조 전반을 책임지는 ‘프리미엄 김치’를 선보였으나, 주문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최근에는 외부에 제조를 맡기고 브랜드만 활용하는 ‘외주 김치’로 시장 확장에 나섰다. 또한 이들 호텔은 TV 홈쇼핑을 비롯해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으로 판매 채널도 확대하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