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행진에 돈방석 앉은 국가, 미국 아니었다
비트코인 최고가 행진
법정화폐 도입 엘살바도르
약 5,930개 비트코인 보유해
현지 시각으로 지난 6일 美 47대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을 확정 지으면서 비트코인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는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일찌감치 비트코인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던 국가들은 상당한 수익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과거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한 한 통치자의 선택으로 인해 ‘돈방석’에 앉은 나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이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한 중남미 소국 엘살바도르다.
12일 오전 투자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시세가 8만 9,000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는 뉴욕 증시와 함께 트럼프 효과의 최대 혜택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글로벌거래소 바이낸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8만 9,001달러를 기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전날 만 달러선에 오른 비트코인은 이날 사상 처음 8만 5,000달러선을 돌파했고, 이제는 9만 달러를 앞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전 비트코인이 지난 5일 오전 6만 9,000~7만 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주일 만에 약 25% 이상 급등한 것이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연관이 있는 도지코인도 10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영국 투자 회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는 “트럼프의 승리로 시장이 열광하고 있다”며 “가상화폐에 올인하겠다는 그의 약속이 비트코인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과거 가상화폐에 부정적이었던 트럼프의 입장이 이제는 미국을 세계 최고의 가상화폐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약속으로 바뀌었다”며 “비트코인 거래자들은 완화된 규제 환경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일부 분석가들은 가상화폐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본다”며 “비트코인이 연말까지 10만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이런 비트코인 상승에 스스로 ‘독재자’라고 칭할 정도로 독불장군식 리더십을 앞세우며 정책을 밀어붙이는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웃음을 멈추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가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는 데 앞장섰기 때문이다.
당초 엘살바도르는 지난 2021년 9월 비트코인 법정화폐 도입 후 가격 급등락이 이어지자, 정부를 비판과 조롱이 이어졌고 경제 붕괴 우려까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 친화 정책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 2022년부터 하루에 하나씩 비트코인 매입을 시작한 엘살바도르는 지난 3년 동안 약 500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하며 보유량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블록체인 기술회사 블록 비츠는 지난 10일 기준 엘살바도르가 총 약 5,30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환산하면 약 4억 2,600만 달러(약 5,952억 원)에 달한다. 특히 과거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할 때 손실을 보기도 했으나, 최근의 랠리 덕분에 미실현 이익이 90%에 달하며 긍정적인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를 주도한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매입을 전략적 준비금(SBR)이라고 칭하며 독자적인 리더십으로 암호화폐 투자를 밀어붙인 바 있다.
심지어 지난 2022년 비트코인의 가격이 낮아졌을 당시 여러 비판과 조롱에도 불구하고 ‘저점 매수’ 전략을 고수했고 지열 에너지를 활용한 채굴과 비트코인 채권 발행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암호화폐 자산을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사무소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은 24시간 만에 법정화폐 가치를 2,500만 달러 가까이 끌어올렸다”며 “퍼스트 무버 국가는 성공하고 있다”고 자축하기도 했다.
한편, 엘살바도르와 같이 비트코인을 매집해 수익을 올린 대표적인 나라로는 부탄이 있다. 지난 2017년부터 비트코인 채굴에 뛰어든 부탄은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10억 달러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정부가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은 엘살바도르에 이어 부탄이 두 번째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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