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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번 돈 털어 만든 국산 기업…결국 ‘동전 왕국’ 세울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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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방산 특화 풍산그룹
동전 제작 위한 ‘소전’ 점유
후계자 국적 ‘미국인’ 논란

일본서 번 돈 털어 만든 국산 기업...결국 ‘동전 왕국’ 세울 수 있었죠
출처 : 풍산그룹

최근 미국 공화당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가운데 국내 재계의 ‘트럼프 인연’이 누가 있는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과 관련된 재계 인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풍산그룹 류진 회장이 꼽힌다. 이 중 풍산그룹 류진 회장은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어 트럼프 당선인 및 주변 인사들과 상당한 교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풍산그룹의 경우 비교적 잘 알려진 삼성, SK, CJ 등 굴지의 대기업에 비해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기업이다. 다만, 풍산그룹은 현재 방산 사업을 주도하며 미국 정·재계 인맥을 두루 확보해 재계에서 ‘미국통’으로 불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 소식이 전해지며 풍산그룹이 주목받고 있다.

풍산그룹은 지난 1968년 류찬우 창업주가 일본에서 무역업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자본으로 ‘풍산금속 공업’을 세운 게 기원이다. 류찬우 창업 회장은 “풍산 동파이프” 신화를 일군 우리나라 방위 산업계의 대부이자 산증인으로 알려졌다.

일본서 번 돈 털어 만든 국산 기업...결국 ‘동전 왕국’ 세울 수 있었죠
출처 : 풍산그룹

풍산금속 공업의 설립 이후 풍산그룹은 오직 신동(동 및 동합금 제품) 생산에 주력해 왔다. 당시 그는 “한가지라도 세계 최고가 돼야 나라 경제가 산다”라는 한 우물 파기 경영 철학을 실천해 풍산을 세계 3대 신동 업체로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1970년 풍산그룹은 1970년 7월 경제 공업화 5대 핵심 업체로 지정되어 동전을 한국조폐공사에 납품하고 수출을 시작했다. 3년 뒤 풍산그룹은 방위산업체로 지정돼 총알 같은 탄약류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이후 1978년 풍무로 극동빌딩으로 본사를 이전한 풍산그룹은 1991년 풍산정밀을 세워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기도 했다.

재계에 따르면 풍산그룹은 류찬우 창업 회장의 노력 끝에 국내 신동 제품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탄탄한 사업 기반을 구축할 수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풍산그룹은 70년대 중동 붐을 타고 대기업들이 앞다퉈 건설업에 진출할 때도 오히려 풍산개발을 매각하고 주력 사업인 신동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서 번 돈 털어 만든 국산 기업...결국 ‘동전 왕국’ 세울 수 있었죠
출처 : 풍산그룹

이어 3공화국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하고 싶은 사업을 물었을 때도 류찬우 회장이 극구 사양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뚝심 있는 경영 철학 덕분에 풍산그룹은 오늘날 ‘동전 왕국’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풍산그룹이 현재 동전 제작을 위한 ‘소전(素錢)’ 제작 사업을 하고 있는데 세계 70여 개국에 소전을 수출하고 있으며 연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나 대략 전 세계 시장의 50~60%를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전이란 발행 연도, 액면가 등을 새기지 않은 민무늬의 동전 원재료를 지칭한다.

풍산그룹은 현재 유로 동전에 사용되는 노르딕 골드제 소전을 최초 생산한 곳이며, 미국의 동전 제작에 사용되는 소전도 현지 법인을 통해 납품하고 있다. 이에 풍산그룹을 두고 ‘동전 왕국’이라는 평이 이어진다. 방산 사업 부문은 박정희 정부 시절 지원을 받아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풍산그룹

이에 풍산그룹은 현재 방산 부문에서 군용 화기에 사용되는 거의 모든 탄약을 생산하고 있다. 이때 박정희 정부와 풍산그룹은 인연을 맺기도 했다. 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3녀 박근령과 류찬우 창업 회장의 장남 류청 PMX 인더스트리 사장이 결혼했기 때문이다. 다만, 6개월 만에 이들은 파경을 맞았다.

풍산그룹은 류찬우 창업 회장의 별세 이후 류진 회장이 맡고 있다. 특히 류진 회장은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이사를 지내는 등 재계의 대표적인 국제 전문가로 특히 미국 정관계에 인맥을 확보한 ‘미국통’으로 불리고 있다.

실제로 그는 한국펄벅(Pearl S. Buck)재단 이사장, 한국 메세나 협회 부회장, 조지&바버라 부시 재단 이사회, 뉴욕 시티 칼리지의 콜린 파월 스쿨 이사회, PGA 투어 Firtst Tee 프로그램 이사회 등에도 참여한 바 있다. 그가 미국통으로 불리는 것 역시 방위산업체인 만큼 풍산이 일찌감치 대미 관계에 공을 들여왔고, 선대 회장 때부터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자와 긴밀한 관계를 맺는 등 미국 정·재계와 인연이 깊기 때문이다.

출처 : 풍산그룹

한편, 풍산그룹은 최근 경영 승계 구도의 유력 후보자로 거론되는 류진 회장의 장남 로이스류 PMX Industries Inc. 수석 부사장이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외국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곤욕을 치러야 했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위산업체 (주)풍산의 최대 주주는 지주사 ㈜풍산홀딩스로 알려졌다. 특히 (주)풍산홀딩스 지분은 류진 대표이사 회장이 37.61%, 류 회장의 배우자 헬렌노가 5.41%, 딸 류성왜 3.25%, 아들 로이스류가 2.43%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로이스류가 유력 후계자로 지목되면서 그의 국적에도 이목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로이스류의 국적이 미국인 관계로 방위산업체인 풍산의 지분 확보, 경영 등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국내 방위산업체는 외국인투자 촉진법상 외국인 혹은 외국 법인이 경영권 변화 없이 지분 일부만 거래해도 산업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영권이 넘어가는 주식 매매의 경우 방위사업청의 보안측정 심의를 거쳐 산업부가 승인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더하여 그가 20살이 되던 2013년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이름 류성곤을 로이스류로 개명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공분을 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는 그의 한국 국적 포기 이유가 병역을 기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향후 로이스류가 병역 기피 논란을 넘어서 풍산을 이끄는 차기 총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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