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특급 승진’ 거친 승계 작업 돌입한 ‘식품 재벌 4세’의 정체
김건호 삼양홀딩스 사장
화학2그룹 부문장 선임
‘글로벌 스페셜티’ 주력
지난해 삼양홀딩스의 사장으로 선임돼 그룹의 성장전략과 재무를 책임지게 됐던 삼양홀딩스 김윤 회장의 장남 김건호 경영총괄 사무가 취임 1년여 만에 또 한 번 승진을 거듭하며 승계 작업이 본격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삼양그룹은 정기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히며, 이번 인사에서 김건호 삼양홀딩스 전략 총괄 사장이 화학 사업 그룹장으로 선임됐다고 공시했다. 이날 삼양그룹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창립 100주년을 맞은 후 진행되는 첫 번째 인사와 조직개편으로, 그룹의 핵심 사업을 ‘글로벌’과 ‘스페셜티(고기능성)’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삼양그룹은 먼저 화학그룹을 화학1그룹과 화학2그룹으로 분리해 경영 효율을 도모할 방침이다. 실제로 화학1그룹은 삼양사를 중심으로 삼양이노켐, 삼양화성, 삼양 화인테크놀로지, 삼남석유화학 등 전통적인 화학소재 사업군이 속하며, 화학2그룹에는 국내 최대 반도체 포토레지스트(PR) 소재 전문기업 삼양 엔씨켐과 퍼스널케어 소재 전문기업 케이씨아이(KCI), 지난해 인수·합병한 글로벌 케미컬 기업 버든트(Verdant) 등 스페셜티 사업을 진행하는 계열사로 이루어진다.
이에 화학1그룹은 기존의 화학그룹 장인 강호성 대표가 맡으며, 화학2그룹은 삼양홀딩스 김건호 전략 총괄 사장이 그룹장을 겸직하며 관련 사업을 더욱 성장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바이오팜그룹은 전 에스티팜 대표였던 김경진 사장을 영입해 그룹장으로 신규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규 선임된 김경진 그룹장은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수석연구원을 거쳐 에스티팜에서 합성 1 연구부장, 연구소장,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연구 개발자로서는 물론 전문 경영인으로서도 우수한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특히 이번에 삼양홀딩스 바이오팜 그룹장으로 선임되면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성 강화와 mRNA 전달체 연구개발에도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직의 선임을 비롯해 삼양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외부 영입을 제외한 신규 임원 6명 중 3명을 40대로 구성하고 그룹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삼양그룹은 연공서열을 탈피하고 성과 중심으로 전문성과 리더십이 차별화된 인력 발탁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이번 정기 임원 인사는 내달 1일 자로 시행된다.
특히 김건호 사장의 경우 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스페셜티'(고기능성) 사업의 지휘봉을 잡으며 오너 4세에 신성장동력을 맡긴 승계 구도의 밑바탕을 그린 것으로 평가된다. 당초 창립 100주년을 맞아 화학 사업의 효율성 도모를 위해 글로벌(1그룹)과 스페셜티(2그룹)로 재편한 삼양그룹이 주력 사업을 오너 4세에게 맡긴 것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김윤 회장의 장남에게 그룹의 신사업을 맡겼다는 점에서 경영 승계 절차가 본격화했다고 내다봤다. 특히 그가 오너 4세 중 유일하게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승계 작업 본격화에 대한 평가는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김건호 사장은 김연수-김상홍-김윤으로 이어지는 삼양가 4세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삼양그룹에 입사한 김건호 사장은 해외팀장, 글로벌 성장 팀장, 삼양홀딩스 글로벌 성장 PU(Performance Unit) 장, 경영총괄 사무, 휴비스 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이어 지난해 말 휴비스에서 삼양홀딩스로 이동하며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섰다. 특히 올해 10월 창립 100주년 기념식에서 향후 삼양그룹의 100년을 이끌어갈 기업 소명과 미래 비전을 김건호 사장이 직접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현재 삼양그룹은 4촌 경영 체제로 이루어져 있다. 삼양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오너 3세인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김량 삼양사 부회장, 김원 삼양사 부회장, 김정 삼양패키징 부회장이 경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인사를 기점으로 승계 작업이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향후 김건호 사장이 보여줄 경영 성적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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