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게 최고”라고?… 정우성 씨. 사과해요, 여친한테 [리폿@VIEW]
[TV리포트=양원모 기자] 남성들에게 정우성은 ‘청춘’과 동의어다. 위태롭게 흔들리는 ‘비트’의 민. 지질한 3류 복서 ‘태양은 없다’의 도철. 젊음의 밑바닥을 드러내는 캐릭터와 모든 상황에 개연성을 부여하는 외모는 그를 ‘청춘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세월이 지나서도 그랬다. 호명만으로 아우라를 뽐내는, 세상의 모든 동명이인 정우성에게 출처 불명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정우성은 정우성, 그 자체였다.
그래서 최대한 감싸고 싶었다. 안 그래도 저출산 시대다. 상호 합의만 됐다면 혼외자도 너그럽게 볼 필요가 있다. 남자가 여자에게 끌리는 건 섭리다. 미혼의 초(超)슈퍼 알파 메일이 여자들에게 인스타그램 DM 좀 보낸 게 그리 대수인가. 정우성도 한 명의 남자일 뿐이다. 누구에게나 비밀이 있다. 그렇게 정우성의 행동을 합리화했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 선을 넘은 모습이다. 오래 사귄 여자친구가 있는 상황에서 묘령의 여인과 다정한 포즈로 찍은 네컷 사진까지 공개된 상황. 만약 그녀마저 여친으로 밝혀진다면, 문어발 연애 중 문가비와 혼외자까지 낳은 셈이다. 그 놀라운 활동량에 무릎을 탁 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민법에는 ‘신의 성실의 원칙’이라는 게 있다. 상대편 신뢰에 어긋나지 않게 성의 있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 즉 “배신 때리지 마라”다. 연인 관계도 마찬가지다. 신의를 바탕으로 한다. 정우성은 여친(들)과의 신의를 저버린 것도 모자라, 이들 얼굴이 만천하에 공개되는 부수적 피해까지 끼쳤다. 여친(들)에게 죄가 있다면 정우성과 사랑에 빠졌다는 것이다.
“‘연기 잘한다’보다 ‘잘생겼다’가 좋다”는 그의 말은 어쩌면 농담이 아닐 수 있겠다. 잘난 사람들의 비극은 대체로 자기가 잘났다는 걸 깨닫는 순간 시작된다. 나는 그가 자신의 외적 매력을 너무 잘 알고 있어 탈이 났다고 본다. 어느 여자가 정우성에게 메시지를 받았는데 떨리지 않을까. 우리 대다수는 지근거리의 이웃사촌보다 정우성에게 더 마음의 문을 열 준비가 돼 있다.
논란은 들불처럼 번지는데, 정우성 측은 “문가비 아이를 책임지겠다”는 입장 발표 이후 엿새째 침묵을 지키고 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서일까. 아니면 알아서 잠잠해질 때까지 몸을 움츠리고 있는 걸까. 어쨌든 사과의 골든타임은 속절없이 지나가버렸다.
‘더 보이즈’는 타락한 슈퍼히어로들의 이야기를 그린 아마존 프라임 오리지널 드라마다. 극중 주인공 빌런 격인 ‘홈랜더’는 훤칠한 외모, 압도적 초능력, 뛰어난 언변을 앞세워 슈퍼히어로의 슈퍼히어로로 군림하면서 뒤에선 온갖 구질구질한 짓을 저지른다. 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홈랜더의 모습에서 정우성이 ‘오버랩’되는 건 너무 ‘오버’일까. 안타까울 따름이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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