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수틀리면 10분 동안 “시X”… 오은영 “부정적 감정 표현 못 배워” (‘금쪽이’)
[TV리포트=양원모 기자] 아이는 죄가 없었다.
29일 저녁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에서는 입이 트이자마자 시도 때도 없는 욕설로 엄마 아빠를 곤란하게 만들고 있는 3살 금쪽이가 출연했다.
3살 금쪽이와 2살 여동생을 키우고 있는 부부는 “금쪽이가 말을 떼자마자 이상한 말(욕)을 시작했는데, 시간이 가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며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출연했다”고 말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부부는 무려 3번이나 출연 신청을 했다고.
관찰 영상 속 금쪽이는 여느 3살 아이의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훈육 상황이나 요구 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시X”이라는 욕을 반복했다. 부부는 “어린이집에서도 욕을 자주 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학부모들한테 항의 전화가 왔다. 그래서 퇴소까지 했다”며 “금쪽이 때문에 어딜 나갈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오은영 박사는 3세 아이의 언어적 특징을 설명했다. 오 박사는 “만 3세 정도 되면 엄청나게 발달 자극을 받아서 발달하는 나이다.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는 것 같은 나이”라며 “그럼 말은 어떻게 배우게 될까. 모방을 통해서 배운다. 언어 발달에 가장 중요한 게 건강한 언어 발달 환경, 바꿔 말하면 언어 발달 자극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오 박사는 “좋은 발달 자극을 주면 종달새가 지저귀듯 귀엽게 말한다. 그런데 부모가 말하는 버릇이 거칠고, 욕하면 그걸 그대로 모방한다”며 “이 집에 누군가 욕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다. 3살 아이가 신조어를 만들겠느냐. 누굴 보고 따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박사는 “(아이들 언어 발달에는) 필요한 말만 해선 안된다. 만 3살도 짜증나는 게 있다. 그때 부정적 감정을 표현한다”며 “그런데 언어 발달이 필요한 언어 자극의 양이 매우 적으면 부정적 감정을 표현할 다른 언어를 아직 못 배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가만히 봤더니 기분이 나쁠 때 쓰는 표현이 ‘시X’이다. 그래서 모방해야겠다는 생각에 부정적 감정을 표현할 때 욕을 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부정적 감정이 건드려지는 상황에서는 종류에 무관하게 욕을 하는 거다. 엄마가 아이와 대치하는 상황이 오면 ‘시X’을 ‘왜요’로 바꿔보라. 그럼 바로 이해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 박사의 말에 엄마는 아빠를 흘겨봤고, 아빠는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예상대로 문제는 아빠였다. 아이가 훈육 중 말을 듣지 않으면 습관적으로 욕을 했던 것. 금쪽이는 아빠 행동을 그대로 따라 했던 것에 불과했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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