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지나 올려보는 코리아컵 직관 후기 (스압주의)
전날 야근 조지고 아침 퇴근 하자 마자 KTX로 서울 이동. 솔직히 하반기 경기력이 너무 나쁘고 결국 이호재 이동희 안재준 복귀도 못했고 이걸 보러가야 하나 마나 고민도 했지만
이미 KTX 표는 한 달전에 예약 해놨고 뭐 지고 오면 지고 오는 대로 그것도 경험이다 싶어 서울에 도착.
포항에서 지인들 통해 각 동반장들 및 협력 업체 등등 합쳐서 110대 버스 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사람이 몰릴 줄 몰랐음
하긴 40년 구단 짬이 어디 안 가서 수도권 원정 때는 항상 기본적으로 관중동원이 되는 편인데 여기에 포항을 비롯 전국 각지 숨어있던 포항팬 다 집결하니 장관은 장관이더라….이쯤되면 진지하게 스틸야드 서포터석 쪽은 통로 막고 공사 한 번 가보는 것도 좋을 듯 한데
그리고 울산은 응원석에 구멍 났나 했더니 지붕의 눈을 미처 제거 못해서 눈 떨어지는 거 사람 맞을까봐 저렇게 빵꾸 냈다고 함. 축협 너네가 그럼 그렇지
작년 결승때 실시간으로 김종우 한찬희 욕을 박았더니 두 사람이 골 넣더니, 올해는 조르지 욕을 전반 내내 박으니 그래도 후반에는 사람 구실 해서 동점골 시발점이 되어줌. 왜 이 먹튀같은 놈이 다른 팀 감독들이 영입을 원하는지 갸웃했는데 중앙에 버티는 역활 버리고 윙으로 돌려주니 그나마 스피드와 드리블이 살아나더라
내년에 이호재 돌아오고 톱 자리 보강되면 윙어들 빵꾸 좀 날텐데 그럼 윙 조르지 써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은….하지만
팔 수 있으면 팝시다….사실 1년 더 복권 긁기는 좀
전반 주민규에게 골 먹히고 나선 언제나 그렇듯 익숙한 울산전의 맛이 나서 주민규 골 – 그제서야 공격하지만 조현우가 다 막음 – 아타루 보야니치 등등에게 추가골 루트를 가나 했으나….확실히 아챔 1승도 못 거둬서 주중 아챔에 주전 다 갈아쓴 여파가 나타나긴 하더라.
뭣보다 최근 동해안 더비는 이상할 정도로 포항에 운이 없었는데 오늘 후반 두들기다 정재희의 과감한 슛도 멋졌지만, 그게 이청용 맞고 굴절된 행운도 컸다고 봄. 이런 거 안 겹치면 MVP 조현우를 뚫기 정말 어려우니
그렇게 연장 가서 버티자 버티자 했지만 후반 시작과 동시에 슬쩍슬쩍 내리던 비가 마치 2019년 12월 01일을 생각나게 했는데, 생각해보니 그 때 이 날씨에 비 쫄딱 맞으면서 직관한 건 평생 못 잊을 듯 (물론 13년 12월 01일 직관도) 했는데 앞의 두번 직관과 버금가는 동해안 더비 짜릿한 역전승리를 보고 나니 시즌 후반기의 속상함이 말끔히 사라지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음. 10년간 무관생활하다 비록 컵대회지만 2년연속 유관이라니. 흑흑
그놈의 주사위 기질 때문에 올시즌 포항 성적 만큼이나 롤러코스터 탔지만 대회 득점왕 답게 이번 24 코리아컵 우승의 1등 공신은 당연히 정재희
8강 서울전 추가골, 4강 제주전 1차전 로스타임 동점골, 그리고 결승 동점골 까지. 사실 4강 제주원정도 멱살잡고 끌어냈는데 결승까지 끌어내줬으니 이젠 더 큰 해외로 나가서 말년에 연봉이나 좀 많이 벌었으면 함
마찬가지로 부상 때문에 풀타임을 못 뛰어서 진짜 예는 어쩌나 했지만 그래도 나오면 1인분 이상은 하는 김종우. 작년도 우승 시켰고, 올해도 완델손이 살려낸거 환상 토스로 결승골 어시 했고 고생 많았음.
오베르단은 뭐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할까. 어찌보면 올해 포항은 원톱 조르지의 부진 만큼이나 김종우의 들쭉날쭉한 출전 때문에 한찬희고 다른 애들이고 오베르단 옆을 아무도 못 받쳐주면서 진짜 오베 혼자 미드필더에서 개고생함. 근데 1년 더 남는 다고? 넌 여름에 중동 가도 안 미워할게
골 넣은 김인성은 사진을 못 찍어서….역전골의 시발점이 된 완델손의 투혼도 이쯤 되니 나이 때문에 불안하다는 말은 내년까지는 보류해도 될 듯. 시즌 내내 감독 요구대로 갈려나갔는데도 연장전까지 미친 체력 유지하는 거 보고 그저 미쳤다는 생각밖에 안 듬. 마침 재계약도 박았고 앞으로 2년만 더 고생해주십쇼 ㅜ
그리고 숨은 공신은 신광훈 아스프로 윤평국이라 생각함. 마침 전반 자리가 신광훈 루빅손이 맞붙는 앞이었는데 지난 29라운드 울산 원정 4:5 참패와 다르게 이번엔 신광훈이 루빅손의 뒷공간 못 털게 잘 제어했음. 아스프로는 오늘 경기만큼만 해주면 내년 1년 더 데려가도 될 것 같고 윤평국은…그냥 윤평국 겨울에 킥연습 빡세게 시키고 황인재를 팔면 안 될까요.
뭐 인상깊게 봤던게 이 정도고 누가 더 잘하고 할 거 없이 교체 멤버까지 모두 힘을 내었기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함.
아무튼 머나먼 서울 원정까지 응원한 포항 팬들 너무나 고생 많았고 감격이었음. 20131201 문수 구장에서의 원정 응원 그 이상이었음.
이걸로 올 한해도 마무리 되었고 시즌 총평은….뭐 해넘어갈 때 즈음 한 번 마무리 해 볼 예정입니다.
다들 한 해 고생하셨고 남은 연말 잘 보내십쇼
출처: 포항 스틸러스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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