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기자 “안정적인 민주주의 국가서 계엄 선포는 큰 문제” 일침 (‘PD수첩’)
[TV리포트=양원모 기자] 프랑스 기자 눈에도 비상계엄은 상식 밖의 일이었다.
9일 밤 MBC ‘PD수첩’에서는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의 단체 퇴장 사태를 집중 조명했다.
윤 대통령 탄핵 소추를 하루 앞둔 지난 6일 오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새로 드러나고 있는 사실 등을 감안할 때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 집행 정지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탄핵 찬성 의사를 밝혔다. 당 대표가 직접 ‘탄핵 반대’라는 당론을 공식 석상에서 뒤집고 나선 것.
한 대표 발언 이후 국민의힘은 내홍에 휩싸였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우리 당에서 탄핵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이냐를 두고 심각한 갈등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윤 대통령이 내란에 가까운 비상계엄을 실시했는데 이걸 묵과하면 우리가 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신 기자들에게도 국민의힘의 최종 선택은 큰 관심사였다. 곽위위 홍콩 피닉스TV 한반도 담당 기자는 “여당에서 탄핵에 대해 어떻게 할 건지가 가장 큰 관심거리”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고, 결과가 어느 정도 마음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이 상황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필립 메스메르 르 몽드 기자는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충격을 받았다. 대통령이 그런 일을 하리라고 예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특히 민주주의 국가에서, 안정적인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일(계엄)이 일어난 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의 선택은 탄핵소추안 표결 집단 불참. 대통령 탄핵은 재적 의원 300명 중 200명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108석을 차지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투표하지 않으면 투표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투표 동참을 촉구했지만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을 제외한 105명의 의원은 끝내 본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우 의장은 “전 국민이 오늘 국회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 세계 각국이 주시하고 있다”며 “이토록 중대한 국가적 사안에 대해 투표조차 이뤄지지 않은 건 매우 유감이다. 민주주의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절차도 매우 중요하다. 탄핵 투표 불성립은 국가 중대사를 놓고 가부를 판단하는 민주적 절차조차 판단하지 못한 것이다. 국민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오승훈 아나운서는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계엄 선포와 관련해 ‘법적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그러나 대국민 약속을 어기고 법적 책임을 회피하며 대통령직을 유지한다면 수사 기관은 즉각 대통령 신병을 확보해 내란 혐의를 조사해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무너진 법과 정의를 세우는 유일한 길”이라고 꼬집었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MBC ‘PD수첩’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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