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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인이랑 히말라야에서 틱톡 찍은 썰 + 로컬버스로 울레리가기

디시인사이드 0
꾸준히 여행기를 쓸 자신은 없어서 여행썰에 올리겠음

포카라 도착해서 물갈이에 음식 적응 못해서 거의 레이크사이드에만 쳐박혀있었는데 4일 전인가? 티벳 난민촌 가보고 싶어서 무턱대고 걸어가다가 저 멀리 히말라야를 처음 봤어

레이크사이드에선 산에 가려서 안보였었는데 좀 나오니까 저 멀리 작게 보이더라고.
딱 보자마자 든 생각이 ‘아 가까이서 보고싶다’ 이거였음 너무 멀리서 봤는데도 웅장하고 아름다워서 눈을 뗄 수가 없더라.

근데 내가 뭐 돈이 있어 장비가 있어 경험이 있어
등산경험 동네 뒷산 1회, 남은 돈 15000루피, 유니클로 옷들, 호카 러닝화.
아무렴 어때 무지성으로 퍼밋 받고 카페 옵챗 뒤져가며 정보를 얻기 시작했음.

결론은 로컬버스를 타고 히말라야로 가서 3박4일 푼힐 트레킹을 하기로 결정함
*로컬버스 관심 없는사람은 걍 쭉 넘겨 걍 정보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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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는 레이크사이드에서 hallan chowk 까지 걸어가기 로컬 버스를 타고 zerokm 라는 곳으로 가서 baglung    bus park로 가는 로컬봉고 타기
baglung bus park 에서 Ulleri 행 버스타기

대부분 지프를 타고 가거나 해서 정보가 잘 없더라 울레리까지 가는 버스가 있는지도 불확실했고

여튼 계획을 세우고 담날 6시에 기상했음.
체크아웃하고 일단 할란촉 까지 걸어갔어 가니까 버스기 서있더라고. 버스 입구에 올라타서
제로킬로미터?! 제로킬로미터?! 하니까 예스 하더라
바로 탑승. 비용은 25루피
제로킬로미터 내려서 박룽버스파크쪽으로 좀만 걸어가면 봉고가 쭈르륵 서있음 앞에 사람 있길래 박룽버스파크?! 하니까 안내해줌. 가방 2개라 못타고 있으니까 조수석에 태워주더라. 비용은 30루피

버스파크 도착했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어 ㅋㅋ 걍 사람 하나 붙잡고 울레리! 울레리! 하니까 매표소 안내해주고
매표소에서도 울레리! 하니까 티켓 끊어줌 600루피(관광객 가격인듯 아마)

버스타고 자리 안내받고 멍때리는데 갑자기 쎄함.
이렇게 순조로울리가 없는데..
생각해보니 히말랴야 울레리 말고 네팔에 울레리란 지역이 하나 더 있거든.
그래서 막 현지인들한테 물어보니 이 버스 아니래 (아마 구글지도 볼 줄 모르는듯)
내려서 매표소도 가고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한참을 헤메다가 결국 내가 탄 버스가 맞다는 걸 알았고 다시 탑승함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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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는 8시 20분 정시 출발
근데 가다섰다 가다섰다 하더라고. 아마도 현지인들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고산지대로 실어다 주는 역할도 하는듯.

여튼 천천히 산길을 올라가는데
처음엔 와 이런데도 버스가 지나가네 ㅎㅎ 하다가
중간엔 와 이런데도 버스가 지나간다고? 하고
마지막엔 ㅆㅂ 여기에 버스가 왜 와?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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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보임? 지프 한대 겨우 지나갈 것 같은 가드레일도 없는 도로를 45인승 버스가 올라감 ㅋㅋ
근데 심지어 내려오는 지프랑 마주치기도 함
그때는 진짜 경이로울 정도로 공간 만들어서 버스 지나가게 해주더라
진짜 오줌 지릴뻔 했음. 개울도 지나고 오프로드도 지나고 그냥 45인승 지프가 따로 없음

여튼 8시20분에 출발해서 1시즈음 도착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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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 1번이 울레리고 원래 2번 반단티까지 가서 자려고 했는데 (고산병 위험 및 가다가 해떨어질까봐)
생각 없이 걷다보니 반단티 한참 지나서 걷고 있더라고
그래서 걍 고레파니까지 가기로 함.

걸으면서 보이는 모든 사람한테 웃으면서 나마스떼~ 하고 인사 다 박았음.
그렇게 한참을 올라가다가 어떤 네팔 형제를 만남.

다른 사람들은 다 제치면서 올라왔는데 얘네는 나랑 걷는 템포가 비슷하더라고 쉬는 템포도 비슷하고.
힘든구간 지나고 앉아서 쉬길래 나도 털썩 주저앉았고
눈 마주치고 서로 씨익 웃고 내가 물 권하면서 친해졌음.

알고보니 형제가 아니라 서로 친적이더라고
어디사람이냐 물어보고 이거저거 얘기하면서 올라왔는데 이친구 영어 진짜 잘함 ㄷㄷ 내가 영어 못해서 60퍼만 알아들음 ㅋㅋㅋ

한국도 좋아하는 것 같고 막 한국어로 오빠 뜻이 뭐냐, 동생은 뭐냐 물어보길래 알려주고 한국어로 형동생 하면서 올라갔음.
어느새 고레파니 도착했고 그 친구는 가족이랑 왔다고 그러더라고. 그래서 바이바이 하니까
내일 푼힐 일출 보러오냐고 물어보드라. 그렇다고 하니까 내일 보제 ㅋㅋ 이름도 연락처도 몰라서 걍 예의상 한 말인줄.

여튼 각자 헤어지고 난 롯지 하나 들어가서 저녁먹고 잠. 사장님 불도 떼워주고 엄청 친절해서 불 쬐면서 이거저거 물어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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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숙소 뷰
다음날 새벽 4시 30분 기상.
6시50분 일출인데 타임랩스 촬영하려고 일찍 올라갔음
불빛도 없고 사람도 없고 오로지 휴대폰 라이트에만 의지해서 50분 올라가서 푼힐 도착.
정상 직원이 너가 1등이라고 그러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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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둑어둑할때 별똥별 엄청 봤음

카메라로 타임랩스 세팅하고 코코아 한잔 마시면서 한참을 벌벌 떨었음. 영하 4도쯤.
이후엔 전망대 올라가서 멍 때리고.

좀 있으니까 옆에서 누가 툭툭 치더라고
보니까 어제 그 친구 ㅎㅎ
와 이걸 진짜 만나네! 하고 인사함.

타임랩스 찍고있냐고 물어보길래 그렇다고 하면서 멀리 카메라 가르키니까 굿굿 하더라. 일출 찍고있는데 갑자기 동생이랑 같이 없어졌길래 뭐지 하고 보니까
내 카메라 앞에 사람 서있으니 비키라고 하고 내 카메라 지켜주고 있더라 ㅋㅋㅋ

나도 후딱 내려가서 고맙다고 하고 같이 일출 봤음.
타임랩스 찍은거 보내준다고 하면서 왓츠앱 교환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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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 통성명하고 사진찍고 하면서 놀다가 내가 너네 가족 사진 찍어줄게! 하니까 고맙다면서 가족 있는곳으로 데려가더라

이분은 내 이모고~ 내 친형이고~ 소개해줘서 인사했음
근데 이모가 갑자기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한국인이세요? 저 한국에 살았어요! 이러더라고 ㄷㄷㄷ 진짜 깜짝놀람

한국에 5년 살았다고 그러는데 한국어 너무 잘하시더라고 한국어로 한참 떠들면서 할머니가 주는 견과류도 받아먹고 친형이 커피도 사주고 해서 모두와 친해졌음.

그렇게 시간 보내다가 내가 가족사진 찍어준다니까 옆에 사람한테 부탁하고 나도 같이 찍자고 하더라.. 감동이었음.. 외지인인데 너무 친절하게 따듯하게 대해주셔가지고..

서로 찍고 찍어주고 하다가 동생이 뭐라뭐라 하면서 친구를 카메라로 찍으니까 막 노래부르면서 춤을 추더라고
웃겨가지고 나도 따라서 췄는데 겁나 웃으면서
같이 틱톡 ㄱㄱ 이러더라고 ㅋㅋㅋ
바로 콜! 했지

살면서 틱톡을 본적도 찍어본적도 없는데
안나푸르나를 배경으로 네팔인들이랑 틱톡을 찍게 될 줄이야 ㅋㅋㅋ

결과물은 이거 ㅋㅋㅋㅋㅋ
네팔에서 유명한 노래라는데 첨 들어봄
보면서 가족들이랑 한참 웃다가 사진 몇장 더 찍고 하산함

내려가면서 친구가 거의 뭐 가이드맹키로 주위에 나무랑 꽃들, 마르디히말, 무스탕 등등 히말라야 관해서 엄청 자세하게 알려줬음. 지식의 양도, 그걸 영어로 풀어낼 수 있는 능력도 대단하더라.

푼힐에서 내려와선 자기 숙소로 초대하길래 따라갔고 테라스에서 동생이랑 기타치고 축구얘기 하면서 노는데 갑자기 이모가 밥 먹으라고 함
졸지에 밥까지 대접받게 생김..

괜찮다고 괜찮다고 하니까 조금만 먹어보래. 티벳빵이랑 달 이랑 귤이랑 밀크티랑 어후 한상을 차려주셨음.. 롯지 물가도 비싼데 너무 미안하더라고

같이 밥먹고 이제 다음 지역으로 가봐야 한다고 얘기하니 이모가 자기네 차 대절했는데 그거 타고 포카라나 중간 지점에 내려준다고 그러는거야

진짜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방향도 반대라가지고 정중히 사양했음.
이후에 밥 야무지게 먹고 너무 고맙다고 친구랑 가족분들한테 인사하고 다음 목적지로 출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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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가는 도중에 찍은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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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지금은 어찌저찌 죽기살기로 올라와서 마지막 체크포인트 도착해있음
내일 일어나서 이동 후에 거기서 로컬버스 타고가면  트래킹은 끝.
어디서 여행썰로만 듣던 일이 나한테 일어나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너무 고맙기도 하고.. 그렇네

지금까지도 재밌었는데 오늘을 겪고 나니까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종종 재밌는 일 있으면 글 쓸게
여기서 이래저래 정보 많이 얻은 덕에 즐겁게 세계여행 하고 있다!

출처: 배낭여행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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