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도파민에 쉼이 필요하다…’도그데이즈’로 힐링 타임 [리폿@시네마]
이제 영화관뿐만 아니라, OTT로도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시대입니다. 현재 OTT에 존재하는 수많은 영화 중, 1위(상위권)에 있는 작품은 어떻게 대중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현시점에서 OTT에서 인기가 있는 영화를 소개합니다. 기사 본문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을 수 있습니다.
[TV리포트=박정수 기자] 영화 ‘도그데이즈’가 17일 오후 3시 기준, 넷플릭스의 대한민국 TOP 10 영화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2월 개봉해 관객 36만 명을 동원한 ‘도그데이즈’는 인간과 반려동물 간의 교감을 중심으로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는 가족 코미디 영화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역주행하며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 영화는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반려동물을 만나며 겪는 변화를 통해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애견인으로 유명한 배우 유해진이 강아지를 싫어하는 인물을 연기하며 유쾌함을 더하는 것도 흥미로운 포인트다.
개봉 당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이 영화가 현재 OTT 플랫폼에서 1위를 차지한 이유는 단연 따뜻함과 유머, 그리고 힐링이라는 특별한 매력에 있다. 17일 오후 3시 기준 영화 TOP 10 순위권에는 ‘도그데이즈’, ‘외계+인 2부’, ‘삶이 다할 때까지’, ‘화란’, ‘웰레스와 그로밋’, ‘마’, ‘파일럿’, ‘외계+인 1부’, ‘마이펫의 이중생활2’, ‘사랑의 하츄핑’이 순서대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중 세 편의 애니메이션을 제외하면, ‘도그데이즈’가 유일한 가족 힐링물로 자리하고 있다. 각종 도파민에 지쳐 힐링이 필요한 시청자들이 해당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복잡한 사회·정치적 상황 속에서 힐링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계엄령에 따른 윤석열 대통령 체포, 여객기 사고 등 큰 사건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많은 이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혼란의 시대, ‘도그데이즈’ 같은 힐링 영화는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현실에서 벗어나 마음의 안정을 찾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최근 공개된 ‘오징어게임 시즌2’와 같은 자극적이고 쇼킹한 콘텐츠는 높은 흥행성과 화제성을 자랑하지만, 그만큼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도파민의 피로감을 안기기도 한다. 예를 들어, 극 중 성기훈(이정재 분)과 딱지남(공유 분)의 러시안룰렛 장면이나 주요 배역의 죽음은 시청자에게 심리적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소진감을 더했다. 성기훈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시청자는 엄청난 긴장감을 느꼈다. 또 매 순간 새롭게 공개된 게임에서 주요 배역들이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정신을 지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반면, ‘도그데이즈’는 이러한 자극 대신 평화로운 분위기와 따뜻한 메시지로 가족 단위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사회적 스트레스와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는 가볍고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힐링물이 사람들에게 마음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 ‘도그데이즈’는 무거운 내용을 다루기보다는 힐링(감동과 재미)에 초점이 맞춰져 가족 단위 시청층 사이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다.
‘도그데이즈’의 OTT 1위 사례는 극장에서의 흥행이 영화의 가치를 전부 대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넷플릭스와 같은 플랫폼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시점에 적합한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이는 영화의 장르와 메시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힐링 영화와 같은 가벼운 장르 콘텐츠가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꾸준히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현재의 정치·사회적 혼란 속에서 ‘도그데이즈’와 같은 작품은 단순한 여가 활동을 넘어, 대중에게 중요한 심리적 휴식처로 자리 잡고 있다.
한편, 영화 ‘도그데이즈’는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박정수 기자 pjs@tvreport.co.kr / 사진= 영화 ‘도그데이즈’,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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