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서울의 유일한 랜드마크 만들었던 기업…이런 결말 맞았죠”
시공 능력 58위 ‘신동아그룹’
서울회생법원 법인 회생 제출
서울 랜드마크 63빌딩 건설
아파트 브랜드 ‘파밀리에’로 유명한 신동아건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운데 해당 기업이 1985년 한때 서울의 유일한 랜드마크로 불렸던 63빌딩을 건설한 신동아그룹의 후신으로 알려져 이목이 쏠린다.
지난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동아건설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법정관리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신동아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에서 58위를 기록해 주택사업과 공공공사를 주로 수행해 온 중견 건설사로 확인됐다.
더하여 신동아 건설은 ‘파밀리에’ 브랜드를 통해 주택사업을 활발히 진행했으며 오랜 기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주택 시장 침체와 미분양 문제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신동아건설은 지난해 12월 60억 원 규모의 어음을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신동아건설의 한 관계자는 “현금 유동성 문제로 지난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60억 원가량의 어음을 막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급격한 자금 사정 악화와 누적된 부채로 인해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977년 설립된 신동아건설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2010년 워크아웃을 겪기도 했지만, 2014년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2019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신동아건설은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거쳐 2014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이후 지난 2022년 파밀리에 브랜드 정체성(BI)을 재정립하면서 재도약을 추진했으나 약 2년여 만에 위기에 봉착해 결국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몇 년 사이 부동산 시장에 이어진 주택시장 침체 장기화로 경남 진주시 ‘신진주역세권 타운하우스’,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파밀리에 엘리프’ 등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며 경영난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동아건설의 부채비율은 2023년 말 기준 428.75%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당초 기업의 적정 수준인 100~200%를 훌쩍 넘은 수치로, 신동아 건설의 재정 상태를 여실히 드러냈다. 더하여 지난 2021년 2,641억 원 수준이던 금융 부채는 이듬해 5,118억 원으로 1년 새 2배 가까이 늘었고, 2023년에는 7,000억 원 수준으로 불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2023년 말 기준 7,000억 원에 달하는 PF 관련 신용 보강 대출잔액의 만기가 대부분 2년 이내에 몰려 있는 상황이었을뿐더러, 신동아건설이 책임 준공 관련 보증을 제공한 대출잔액도 2,5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자금난을 이겨내지 못한 신동아 건설은 이르면 설 연휴 전 법정관리 개시 여부에 따라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른 분양 계약자 피해를 예측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신동아건설이 시공하는 분양 보증 가입 주택은 현재 7개 사업장 2,900여 가구로, 보증 금액만 약 1조 900억 원에 달한다.
2019년 이후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건설업체 27곳이 부도를 낸 것으로 확인되며 관련 통계 발표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대부분이 지방 건설사로 알려졌다. 다만, 신동아건설의 경우 시공 능력 평가 50위 권의 종합 건설사라는 점에서 향후 건설업계의 충격파가 클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신동아건설을 신호탄으로 건설업계 전반의 경영난이 본격화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한편, 신동아건설의 모기업인 신동아그룹은 지난 1953년 조선제분을 모태로 실향민이던 최성모 창업주가 설립했다. 이후 한때 국내 최고의 마천루로 꼽혔던 63빌딩을 세우는 등 번창을 구가했다. 다만, 1990년대에 접어들며 사세가 기울어진 것과 더불어 김대중 정부 옷 로비 사건을 계기로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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