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오요안나, 자필 일기장 공개→’괴롭힘 의혹’ 동료들은 댓글창 폐쇄 [종합]
[TV리포트=김현서 기자] MBC 전 기상캐스터 고(故)오요안나가 생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단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주동자 의혹을 받고 있는 기상캐스터 2인이 계정 댓글창을 폐쇄했다.
31일 기상캐스터 A씨와 B씨는 나란히 개인 계정 댓글창을 폐쇄했다. 오요안나 사망 사건이 조명되며, 자신들을 향한 비판이 쏟아지자 행한 조치로 파악된다.
A씨는 댓글창을 닫았으며, B씨는 새로운 댓글쓰기 기능을 막은 상태다. B씨의 계정에는 댓글창을 막기 전, 올라온 날 선 댓글들이 남아있는 상태다. 일부 사람들은 이들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의 학교폭력 가해자 박연진에 비유하기도 했다.
故 오요안나는 2021년 5월 MBC 기상 캐스터로 합격해 활동했으며 지난해 9월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러던 지난 27일 오요안나가 사망 전 특정 기상캐스터 2명에게 받은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유서를 작성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가해자로 추정되는 이들은 이들은 오보를 낸 뒤 고인에게 뒤집어씌우거나, 틀린 기상 정보 정정을 요청하는 고인에게 ‘후배가 감히 선배에게 지적한다’라며 비난을 일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오요안나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섭외 요청을 받자, “네가 무슨 말을 할 수 있냐”는 모욕적인 발언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MBC 노동조합(제3노조) 비상대책위원장에 따르면 오요안나가 ‘유퀴즈’에 출연한 후, 기상캐스터 6명 중 오요안나와 그의 동기를 제외한 4명의 단톡방이 만들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YTN은 이날 오요안나가 가해자를 언급한 자필일기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작성된 일기에는 “억까(억지 까내리기) 미쳤다. A는 말투가 너무 폭력적”, “4시부터 10시 45분 특보까지 마침. 그 와중에 억까. 진짜 열받음”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오요안나 유족 측은 그가 ‘4인 단톡방’의 대화 내용을 알게 된 뒤 심각한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구조 요청을 해왔는데 해결되지 않았다. 죽음을 결심하고 데이터 (카톡, 녹음기록 등)를 (핸드폰에) 저장했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MBC 측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28일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 부서(경영지원국 인사팀 인사 상담실, 감사국 클린센터)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다”면서 “유족들께서 새로 발견됐다는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MBC는 최단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현서 기자 khs@tvreport.co.kr / 사진= 오요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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