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이다” 트럼프 관세 도발에 캐나다·멕시코가 보복 카드로 꺼내 든 것
캐나다·멕시코 25% 관세 부과
무역 갈등 심화, 즉각 보복 조치
무역전쟁 확산, 경제 충격 우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간 무역 갈등이 불붙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각)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캐나다와 멕시코가 즉각 반발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는 기업은 관세를 내야 한다”라며 관세 부과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기존 관세율을 10%포인트 추가 인상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며 “미국의 산업을 보호하려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즉각 반발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 우리 경제에 일방적인 타격을 가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라며 155조 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25%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그는 “플로리다 주스와 버번위스키를 사지 말고, 여름 휴가는 국내에서 보내라”라며 미국 제품 불매운동까지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라고 조롱하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멕시코 역시 “미국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우리의 경제 주권을 침해하는 조치는 용납할 수 없다”라며 보복 관세 시행을 선언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경제부 장관에게 즉각적인 대응 조치를 지시했다”라며 ‘플랜 B’ 가동을 예고했다. 구체적인 관세 품목과 규모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로이터 통신은 멕시코 정부가 돼지고기, 치즈, 농산물,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 등에 5~20%의 보복 관세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관세 전쟁으로 미국 기업과 소비자도 피해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가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미 싱크탱크 캐피탈이코노믹스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이 현재 3.2%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 가계의 연간 구매력이 평균 180만 원(약 1,245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이번 조치로 인해 미국의 총 유효 관세율이 1946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내 산업계도 반발이 거세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이번 관세 조치가 미국 제조업과 고용시장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미국 철강노조(USW) 역시 “매년 약 1조 3,000억 달러 규모의 제품이 캐나다와 미국 국경을 넘나들며 140만 개의 미국 일자리와 230만 개의 캐나다 일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이번 관세 조치가 양국 경제에 전방위적인 피해를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의 이번 조치로 한국 기업들도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 현대차, LG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은 미국 시장을 겨냥해 멕시코·캐나다에 생산기지를 세우는 ‘니어쇼어링(Nearshoring)’ 전략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이번 관세 부과로 인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비용이 급증하면서 사업 전략을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반도체, 철강, 제약, 석유·가스 등에도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적인 보호무역 조치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무역국들과의 마찰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이번 조치를 단순한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역시 “긴장을 더 고조시키고 싶지는 않다”라며 트럼프와의 대화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또한 WTO에 제소하면서도 미국과 협상을 지속할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 정책으로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CNBC는 트럼프가 유럽연합(EU)에도 보복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만약 트럼프가 모든 수입품에 10~20% ‘보편 관세’를 도입한다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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