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통 도둑 잡았어” 말하고 실종된 양봉업자, ‘암매장된 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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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연락이 안 돼요.”
설 연휴였던 지난 1월 28일. 이날 오후 한 통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전북자치도 정읍시에서 양봉업을 하며 혼자 움막에 거주하는 B 씨가 전날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신고였다. 신고자는 B 씨 아들이었다.
경찰은 즉시 4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B 씨가 거주하는 움막 주변에 대한 수색에 착수했다. 수색은 3일에 걸쳐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눈길을 끈 건 B 씨의 자동차였다. 차 내부는 온통 진흙 범벅이었고, 블랙박스마저 뜯어진 상태였다. 강력범죄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이에 경찰은 단순 실종신고가 아닌 강력 사건으로 전환,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사건 현장이 마을에서 떨어진 야산에 위치해 있어 주변에 인가가 없고, 폐쇄회로(CC) TV도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수사 반경을 넓힌 경찰은 사건 현장 접근로 부근의 폐쇄회로(CC) TV까지 분석했고 1월 27일 오전, 약 3시간 사이 두 차례 B 씨의 움막 인근을 찾은 SUV 차량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이 차량 주인인 70대 남성 A 씨를 강력한 용의자로 특정했다.
긴급 체포된 A 씨는 경찰의 추궁 끝에 B 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범행을 인정했다.
A 씨 자백대로 B 씨는 움막에서 30m가량 떨어진 야산에 50여㎝ 깊이의 땅속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그는 자신의 범행 동기에 대해선 “2년 전 B 씨에게 벌통을 샀는데 여왕벌이 한 마리도 없었다”며 “이 일로 움막을 찾아 B 씨에게 항의했는데 나를 미친 사람으로 취급해 화가 나서 우연히 소지하고 있던 도구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B 씨가 자신에게 먼저 사기행각을 벌였고, 이상한 사람 취급하자 화가 나 범행을 했다는 게 A 씨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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