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가까운 곳서 일하려…열흘전 공사장 옮긴 50대 가장 참변
고속道 공사장 교량붕괴 4명 사망
“도로 교량 공사하는지는 몰라
딸에게 야구장 가자 했는데” 오열
유족 “원인 규명-책임자 처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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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버리는 게 어딨어, 아빠.”
25일 세종포천고속도로 건설 현장 붕괴로 근로자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가운데 희생자 빈소에서는 유족들이 오열했다. 갑자기 남편, 아버지, 동생 등 가족을 잃은 이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사망자 중 2명은 중국인인데 유족이 한국에 들어오기까지 시간이 걸려 빈소 마련도 지체됐다. 유족들은 철저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 “가족과 가까이 지내려 일터 옮겼다가 참변”
이날 오후 3시 반경 경기 안성시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장례식장에 다급히 뛰어 들어온 한 중년 여성과 그의 두 딸은 의자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붕괴 사망자의 유족인 이들은 “이렇게 가버리는 게 어딨어”라고 외치며 바닥을 내리쳤다. 유족은 “불과 이틀 전 딸에게 야구장을 함께 갔던 사진을 보내주며 다시 (야구장에) 가자고 한 아버지”라며 “도로 공사를 한다고만 들었지 다리 공사인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50대 가장인 사망자는 4개월 된 손녀를 애지중지했다고 한다. 그는 해당 현장에서 일을 시작한 지 불과 열흘 만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원래 안성보다 훨씬 먼 경북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다가 가족들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최근 안성으로 옮겨왔는데 사고를 당한 것”이라며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멀리서 일을 하는 게 나았을 것”이라고 애통해했다.
50대 중국인 사망자의 시신도 이 병원이 안치됐다. 유족에 따르면 그는 약 30년 전 중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건설 일을 계속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장례를 치러야 하는 직계 유족은 아직 중국에 머물고 있어 빈소 마련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안성시 관계자는 “유족들이 도착하는 대로 빈소 위치를 논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일용직부터 하도급 건설사 부장까지 변
사상자 중에는 하도급사인 장헌산업, 강산건설 등의 근로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산건설 소속 한 부장급 직원도 이날 사고로 숨졌다. 강산건설 관계자는 “우리가 맡은 건 교량 아래 작업”이라며 “작업 중이던 부장이 매몰돼 현장에서 숨졌다는 사실을 오전에 접했다”고 전했다. 사상자 일부는 일용직 근로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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