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등생 피살 사건, 예고된 ‘참극’이었나… “가해 교사, 이상 행동 반복” (‘실화탐사대’)
[TV리포트=양원모 기자] 예고된 참극이었을까.
27일 밤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대전에서 발생한 초등생 피살 사건, 이른바 ‘하늘이 사건’의 전말을 파헤쳤다.
지난 10일 오후 대전 모 초등학교에서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현직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8살 여학생이 목숨을 잃은 것. 피의자는 이 학교 소속 40대 교사 명씨. 명씨가 과거 담임을 맡았던 반 학생 A양은 “되게 착하시고, 간식도 많이 챙겨주셨다”며 “잘 대해주시고 그래서 제가 제일 좋아한 선생님이었다”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명씨가 이상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 건 지난해 9월. 5년 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던 명씨는 이 무렵 증상이 크게 악화돼 휴직서까지 제출했다. 그러나 20일 뒤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라는 진단서를 받아와 복직을 신청했고, 몇 달 뒤 ‘초등생 살인 사건’의 피의자가 됐다.
동료 교사들은 명씨가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한 지난해 1월부터 이상 증상을 보였다고 증언했다. 청테이프를 들고 복도를 돌아다니거나 커터칼을 드르륵 거리고, 컴퓨터를 부수기까지 했다는 것. 심지어 이달 초에는 동료 교사를 폭행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교육지원청은 폭행 사건 이후 현장 조사를 통해 학교 측에 “연가, 병가 등을 통해 분리 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학교는 이를 명씨에게 전달했다. 공교롭게도 명씨가 하늘이에게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10일, 그날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이후 명씨는 조사에서 “몇 년 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명씨의 우울증 주장이 ‘연막 작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염건령 한국범죄학연구소 선임 연구위원은 “우울증 주장은 가해차 측이 형량을 낮출 목적으로 하는 속임수”라고 반박했고,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도 “학술적으로도 우울증은 범죄와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홍유진 범죄심리학 박사는 하늘이가 범행 대상이 된 데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홍 박사는 “하늘이가 나이가 어린 저학년에 여자아이였다는 점에서 범행 대상으로 삼기 굉장히 손 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범죄자는) 강한 상대를 피해자로 고르지 않는다. 공격 시 내가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료 교사를 공격했는데 (공격이) 안되니까 더 약한 아동을 물색한 것”이라며 “아마 고등학생, 대학생이었다면 그런(살인) 계획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MBC ‘실화탐사대’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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