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사이에서 트럼프가 얻고자 하는 것, 이것이었다
우크라이나, 전 세계 주요 원자재 매장량 5% 차지
최근 관세 정책에 따른 중국의 보복에 대처
중국 독과점 광물에 대한 의존도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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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1,000일을 넘기며 장기화하는 가운데, ‘유럽의 곡창’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의 막대한 광물 자원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의 조건으로 요구한 사항 때문이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의 안보 지원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지분 50%를 요구했다. 그는 지난 3일 “우크라이나는 훌륭한 희토류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는 이를 확보하고 싶다”라고 말하며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지하자원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미국은 그간 우크라이나에 지원해 온 무기 등의 대가로 광물 개발 지분을 요구했고, 이에 양국은 희토류를 비롯한 우크라이나의 광물 자원을 공동 개발하는 방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해 왔다.
이 때문에 현재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매립지를 점령하고 있는 러시아 측에서도 푸틴이 미국에 시장 개방을 요구하며 희토류와 알루미늄을 기꺼이 개발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왜 광물 자원, 특히 희토류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걸까?
이는 트럼프가 최근 실시하고 있는 관세 정책과 관련이 있다. 전문가들 또한 최근 트럼프의 보복 관세 정책으로 인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격화되는 관세 전쟁이 이유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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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전문가는 “중국의 자급자족 능력이 강화됐고, 주도권도 확고한 상태”라며 “희토류 등 미국이 의존하는 산업을 겨냥한 맞춤형 보복이 준비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은 작년 12월 갈륨, 게르마늄 등 군사용 핵심 광물의 대미 수출을 제한했고, 지난달에는 대만 무기 거래와 관련된 미국 기업 7곳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올렸다.
희토류는 ‘중동의 석유, 러시아의 천연가스, 중국의 희토류’라는 말이 있을 만큼 주요 자원 중 하나로 꼽힌다. 위의 예시만 보아도 알 수 있듯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의 최대 생산국이다. 중국은 희토류 자원을 채굴하고 가공하는 능력이 뛰어나 관련 사업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도 희토류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 희토류 부존량은 4,400만 톤으로, 전 세계 부존량인 1억 1,582만 톤의 38%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의 희토류 생산 점유율을 중국이 거의 독점하고 있는 데다, 채굴뿐만 아니라 이를 제품으로 만드는 정제 과정도 거의 독점하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정제 기술은 이미 미국을 추월한 상태이고, 기술 인력과 자본력에서도 다른 나라를 크게 웃돌고 있어 앞으로도 중국의 희토류 시장 독점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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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 때문에 중국이 수출량을 줄이면 희토류 가격이 폭등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희토류는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미사일 시스템, 레이저, 원자력 발전, 컴퓨터 디스크 등 현대 기술과 산업에서 널리 사용되는 첨단 기술 제품에 필수적인 17가지 금속을 포함하고 있다.
스칸듐, 이트륨, 란탄, 세륨, 프라세오디뮴, 네오디뮴, 프로메튬, 사마륨, 유로퓸, 가돌리늄, 테르븀, 디스프로슘, 홀뮴, 에르븀, 툴륨, 이테르븀, 루테튬이 이에 속한다. 희토류는 비교적 흔하게 발견되지만, 경제적 가치가 있는 매장지는 드물다. 대개는 방사성 원소인 우라늄, 토륨 등과 함께 존재하는 경우가 많아 방사능 오염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몇 년 동안 희토류뿐만 아니라 다른 광물의 가공 기술 및 관련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그 결과 현재는 가공된 천연 흑연 및 디스프로슘 공급량의 100%, 코발트의 70%, 가공된 리튬과 망간의 거의 60%를 통제하는 상황이다.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의 주요 광산 소유권을 바탕으로 전 세계 주요 금속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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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광물에 눈독을 들이는 트럼프의 모습은 중국에 대한 광물 의존도를 줄이고자 하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이 협정을 맺고자 하는 우크라이나 또한 희토류가 매장된 지역이 존재한다. 우크라이나 측의 주장에 따르면, 노보폴타우스케 광상을 예로 들 수 있다. 노보폴타우스케 광상은 세계 최대 규모 희토류 매장지이며, 3억 달러(약 4,300억 원) 정도의 투자로 개발할 수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가 제시한 희토류 매장지 가운데 최소한 한 곳은 현재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다. ‘포브스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내 주요 광물 자원의 경우 약 70%가 현재 러시아 점령지인 도네츠크, 드니프로, 루한시크 지역에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희토류의 경우 우크라이나에서 본격적인 채굴과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구체적인 매장량도 확인된 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경우 리튬과 같은 주요 광물이 많이 매장되어 있어 이러한 ‘주요 광물’들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라는 추측도 존재한다. 유럽연합(EU)이 ‘주요 원자재’로 정의하는 30개 물질 중 21개가 매장되어 있으며, 주요 원자재의 전 세계 매장량 중 약 5%를 차지하는 자원 부국으로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리튬 매장량은 약 45만 톤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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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압박해 온 광물 협정은 2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방미와 함께 서명될 예정이다. 25일(현지 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도 미국과의 광물 협정이 합의점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광물 협정의 조건에 양국이 합의한 뒤 양측 정부 인사들이 세부 사항을 놓고 작업을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협정안에는 우크라이나가 광물 등 천연자원으로 얻은 이익 5,000억 달러(약 720조 원)를 미국과의 공동 기금에 출자해야 한다는 조항은 빠졌지만, 여전히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한다는 명시적인 언급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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